심심해서 취미생활용 방 공개

전역하고 나서 포스팅이 뜸했던 것은 '집 공사를 해서' 라는 이유였는데, 그 공사 내용은 제 방을 하나 추가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2층짜리 단독주택인데 약간 지형이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옛날에 물이 안 나올 때를 대비해 옥상에 물탱크를 갖다 놨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물이 안 나올 일은 없으니 물탱크를 떼어버리고 거기다 제 방을 하나 따로 만든거죠.

부모님 만세입니다, 정말로. 항상 뭐라고 하시긴 하지만 이 정도로 자식 취미 존중해 주시는 분들도 찾기 힘들죠.

뭐, 그래서 집을 손댔는데 이놈의 집이 근 15년 가까이 손을 대지 않다 보니 건드리면 거기가 고칠 데더라, 해서 전면적으로 싹 갈아엎는 바람에 컴을 못쓰는 상황이 발생. 사실 귀차니즘도 큰 이유이긴 했지만요.

그래서 결국 완성된 방을 공개합니다.


방에 들어가기 전. 원래는 문이 없이 그냥 벽이었고, 옥상에 따로 물탱크가 설치되어있었습니다. 물탱크 내린 뒤 벽을 뜯어서 문을 내고, 새로 만드는 거라 보일러가 들지 않기 때문에 전기장판을 깔고 그 위에 도배를 했습니다. 사진 속의 피아노는 초등학교 때 쓴 건데 지금은 가족 중에 아무도 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아는 사람 줘버렸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으로 휙 돌면 책장이 나옵니다. 책장이 바로 방의 포인트인데요, 제가 방의 컨셉을 '충분한 수납 공간'으로 잡았기 때문에 방 사면을 책장으로 둘러버렸습니다. 취미생활용 방이기 때문에 라노베, 만화책, 화보집 등 오덕스러운 물건 이외의 정상적인 물건[...]들은 일절 존재하지 않습니다.

라노베는 공사할 때 방에 쌓아놨을 때는 침대 대신 써도 될 정도로 공간을 차지하더니만 정리하니(책 정리해서 꽂는데만 6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의외로 적어보이네요. 권수는 약 200권 정도 됩니다. 왼쪽 맨 아래칸은 화보집, 그 위칸은 동인지이고 맨 오른쪽 라인은 소장용 판타지, 중간 아래 두 칸은 중고 판타지입니다. 말하자면 소장용과 감상용의 차이입니다. 돈 주고 사기에는 뭐하지만 가끔 보면 재미있는 그런 애매한 정도의 판타지를 망한 책방에서 업어온 겁니다.


이영도 컬렉션. 이 책장에서 가장 값비싸신 두 칸입니다. 이영도님의 단편이 실린 [얼터너티브 드림]과 이영도 공식 까페에서 아주 가끔 이벤트로 주는 [장서도장]만 제외하면 국내 발행본은 전부 다 있습니다. 얼터너티브 드림이야 사면 되는 거지만 장서도장은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거의 포기한 상태입니다만, 장서도장을 제외한다면 남은 것은 일본판, 대만판 드래곤 라자 뿐입니다. 일본판이야 인터넷으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대만판은... 어떻게 구하죠?

이영도 잡담집과 SINBIROUN IYAGI는 공식 출판물은 아니지만 팬들에 의해 만들어진 책입니다. 잡담집은 이영도님이 글을 올릴 때의 끝부분 후기를 모아 놓은 책이고 SINBIROUN IYAGI는 예전 영도님이 빨간펜에 연재한 단편과 팬들의 팬픽을 엮은 책이죠. 이제는 구할래야 구할 데도 없습니다. 책 만드신 분이 군대 가버리셔서요.[...]


왼쪽으로 돌면 책상이 나옵니다. 사실 컴퓨터를 이쪽으로 옮겼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랜선이 안닿아서 포기. 일단은 공부용으로 쓸 예정입니다. 책상 밑에는 PC용 패키지 게임들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이상하게도 만화책이나 라노베, DVD는 봐도 아무 말 안하시는데(심지어 동인지나 상업지마저도) PC용 게임에 대해서만은 살의를 발하시는지라 눈에 안 보이는 책상 밑에 넣어 버렸습니다.



책상 쪽에서 왼쪽으로 틀면 또 책장이 있습니다. 이쪽에는 중고나 책방에서 가져온 만화책(감상용)을 꽂았습니다. 저를 제외한 아무나 손 대도 되는 유일한 구역. 보이지는 않지만 왼쪽 끝에는 애니 DVD가 있습니다.



문에서 방으로 들어와 왼쪽으로 보면 보이는 책장. 여기는 소장용 만화책 전용입니다만, 만화책은 권수가 많아서 바로 다 채워졌습니다. 만화책 역시 많다고 생각했는데도 다 채워보니 그렇게 많아보이진 않는군요. 포인트는 중간의 바키와 카이지, 쿠로사와. 하지만 이번에 책 정리하면서 느낀 것이, 책이 나올 때마다 사니, 옛날에 산 책은 측면에 노랗게 변한데 비해 최근에 나온 책들은 종이 색 그대로라... 그냥 한 시리즈 다 완결되면 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상영/서영웅 컬렉션. 국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입니다. 사실 다 새거는 아니고 어떻게 중고로 구한 겁니다만, 보존을 위해 소장용 칸에 꽂았습니다. 미스터 부는 의외로 찾아보면 중고 매물이 많지만, 내츄럴 리드미칼은 이 뭐... 운 좋게 다른 마을 책방 정리하는데서 찾아서 다행이지, 안 그랬다면 보지도 못 했을 겁니다. 부2는 나올 때 바로 샀지만, 지금 확인해 보니 절판이더군요, 역시나.  

서영웅님 책은... 못말리는 수호천사도 없고, 마비노기도 아직 못 샀지만 굿모닝! 티처 전권이랑 완전판 둘다 희귀한 것이기에. 그런 의미에서 광고합니다. 못말리는 수호천사 단행본 구합니다.[......]

 


by PPP-N모씨 | 2008/06/16 21:18 | 잡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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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ENCZEL at 2008/06/18 17:52
저도 이런 서재같은 방이 좋은데
집 이사가느라고 20평생 모았던 책 전부 도서관에 기증해야만 했다는... ㅠ.ㅠ
Commented by PPP-N모씨 at 2008/06/19 17:45
판 것도 아니고 도서관 기증인가요...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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